카테고리에 맞게 잡담으로 글을 시작해보자면, 무려 6개월 만에 이 카테고리에 글을 발행해봅니다.
첫눈
오늘 눈이 유난히 일찍 떠져서 더 자보려 노력하다 그냥 작업실로 길을 나섰는데, 첫눈이 내리는 걸 보게 되었네요.
첫눈 내리는 걸 보려고 일찍 일어나졌나 봅니다.
첫눈이 내리고 보니 벌써 다음 주면 수능이고, 2021년을 보내줘야 할 때가 코앞까지 다가왔단 게 실감 나네요.
해 바뀌는 걸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 '새해 목표' 같은 건 세우지 않고 살아왔는데, 문득 변화도 주는 겸 이번 연말엔 거창하진 않더라도 소소한 목표라도 세워볼까 싶은 새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곡자가 붙이지 않은 부제는 싫어합니다만, 차가운 바람과 눈을 맞으며 듣고 있으니 왜 이 곡의 부제가 「Winter Wind(겨울바람)」인지 알겠더라고요.
괜히 눈을 맞고 싶어져서 우산을 접었다 이 시국에 감기 걸리면 큰일이다 싶어 다시 폈습니다.
피아노
혼자 연습하고 있으면 '너무 취해서 친다'는 지적을 종종 받고, 누군가 보고 있을 때 연주하면 눈을 감고 치던 부분도 버벅이고 틀릴 만큼 과하게 긴장하는 편이라 제 연주엔 중간이랄 게 없었습니다.
좋은 연주자가 되기 위해선 연습할 땐 분석적이어야 하고, 연주할 때도 과하게 감성이나 감정에만 기대면 안 된다는 건 듣기도 많이 들었고, 체감도 많이 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연주하는 가장 큰 목적이 제 감정과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기도 하고, 남 앞에서 연주할 일이 그리 많지도 않아 괘념치 않고 살아왔습니다.
근데 이게 또 하다 보니 기왕 하는 거 조금 더 잘 해보자 싶어서 녹화를 시작해봤는데, 누가 보고 있을 때처럼 긴장도 되고, 그 긴장감을 유지하며 연습을 할 수도 있는데다가 결과를 객관적으로 보고 들을 수 있으니 도움도 많이 되고 좋더라고요. 동생이나 지인한테 보내서 피드백을 들을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고작 비디오 끝나는 데 오디오랑 비디오 페이드아웃 넣자고 프리미어 프로 쓰는 게 좀 웃기긴 합니다만, 위 장점들 때문에 꾸준히 하는 중입니다.
- Chopin
- Etude in C major Op. 10 No. 1 (승리 / Triumph, Waterfall)
- Etude in G Flat major Op.25 No.9 (나비)
- Nocturne in C Minor, Op. 48 No. 1
- Piano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장송 행진곡)
- I. Grave - Doppio movimento
- III. Marche funèbre (Lento)
- Scherzo No. 2 in B Flat Minor, Op. 31
- Beethoven
-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비창) - II. Adagio cantabile
- Piano Sonata No. 17 in D minor, Op. 31, No. 2 (템페스트) - III. Allegretto
- Liszt
- Spanish Rhapsody (Rhapsodie Espagnole) , S.254 (63 마디부터 짧게)
연습 중인 곡들인데, 적어놓고 보니 실력보다 너무 과하게 벌려놨나 싶긴 하네요.
엘리스 SW 엔지니어 트랙
트래커들을 차단 중인데도 꾸준히 저를 트래킹하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분석하는 인스타그램에서 띄워 준 광고로 우연히 위 부트캠프를 찾았습니다.
평소 과도한 광고성 멘트들 때문에 부트캠프에 회의적이기도 했고, '이만큼 공부했는데 부트캠프에서 배울 게 있겠냐'며 건방을 떨며 살아온 것도 있었는데, 클린 코드나 테스팅 같이 제가 잘 모르는 분야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2회의 팀 프로젝트, 이력서 첨삭, 면접 코칭 등 흥미로운 것들도 많은 데다가, 초심을 돌아보며 코딩에 느끼는 권태감을 해결하는 계기도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지원했고, 합격한 지도 이제 3주가 흘렀습니다.
주 5회, 일 7시간이라는 고등학교 졸업 후엔 보지 못했던 교육 시간이 갑작스레 제 일상에 얹어졌는데, 다행히 아직은 수업이 아는 내용 들이라 소화해내는데 무리는 전혀 없습니다. 더불어 예전에 다뤘던 내용을 복습하며 마음 깊이 잠들어있던 흥미감과 재미가 조금씩 자극받는 것 같은 기분이 벌써 들기 시작했습니다. 부디 이 과정이 끝나면 어떤 방면으로든 더 좋은 개발자가 되고, 권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되어있길 바라며 오늘도 학습을 이어 가봅니다.
모기
부산에 살 땐 아파트 17층에 살아서 모기를 볼 일이 잘 없었는데, 서울에 살 땐 항상 주택이나 빌라에 살아서 모기를 볼 일이 과하게 많네요.
매일 제 밤을 앗아가며 헌혈을 강요하는 모기들을 친히 지옥으로 인도하느라 바쁩니다.
이제 눈까지 오는데 얘넨 대체 왜 사라질 생각을 안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