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때 친구들이랑 다 같이 하려고 하던 게임을 제외하면, "for kakao" 달고 나오는 게임 제작보단 비즈니스 모델 제작에 공을 들이는 게임은 거르면서 살아왔습니다.
검과 마법, 애니팡 4를 제외하고요.
광고 보고 사전 등록해두고 기다리다, 오늘 출시됐단 알림이 와서 '가볍게 찍어 먹어보자'란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그 이상이 잘 안 되더라고요. 더군다나 과금 요소로 떡칠 된 게임은요.
살다 살다 이런 게임 후기를 적게 될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네요.
여전히 모바일 게임 UI는 중국산 짝퉁 게임처럼 만드는 게 대세인가 봅니다.
제가 기억하는 애니팡은 타임어택류 게임이었는데, 캔디 크러쉬 사가랑 비슷하게 바뀌었네요.
크게 다른 점은
- 교체할 블럭이 없는 곳으로도 블럭을 움직일 수 있음
- 특수 블럭(4개 이상의 블럭을 합쳐 만드는 블럭) 클릭 시 즉발
- 특수 블럭 이동 시 그 자리에서 발동
등으로 다른 퍼즐 게임보다 훨씬 편의성이 높습니다.
물론 편의성이 높다고 쉬운 건 아닙니다.
뒤로 갈수록 톨게이트처럼 "유료 아이템을 사용 안 하면 못 지나간다." 라고 말하는 듯한 레벨이 많아집니다.
밸런스 팀이 열심히 일해서 유료 아이템을 적절히 사용해야 레벨을 지나갈 수 있게 한 건지, 그냥 생각 없이 후반 갈수록 어려워지게 해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쉽게 쉽게 가면 재미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어지간해선 게임 내의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데, 100 스테이지 넘어가는 구간부턴 확실히 "톨게이트 난이도" 등장 빈도가 급증했습니다.
물론 하트 무한 버프만 있다면 운 좋을 때까지 계속하면 그만입니다.
게임 플레이가 끝나고도 문제가 있는데, 결과 창으로 넘어갈 때 데드락이 굉장히 잦습니다.
기다리면 결과 창이 뜨면 다행인데, 가끔 3분 넘게 결과 창이 뜨지 않고 멈춰있을 때가 있습니다.
쉬운 레벨이라면 다시 깨면 그만인데, 상술한 "톨게이트 난이도"의 레벨을 클리어했을 때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저도 모르게 개발자가 퇴근길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길 저주하고 있습니다.
PVP 모드도 있습니다.
60초의 시간이 주어지고, 특수 블럭을 제작할 때마다 남은 시간이 늘어납니다.
특수 블럭을 사용하면 상대에게 시한폭탄 블럭이 무작위로 생성되며, 제한시간 내에 인접한 블럭을 터뜨려 해체하지 않으면 남은 시간이 깎입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됩니다.
부스터 및 스탯 강화 등의 Pay to Win 요소가 있긴 하지만, 카카오 게임 치곤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팸" 이라는 클랜 시스템도 있습니다.
하트를 요청해 5개까지 받을 수도 있고, 팸의 랭킹이 따로 측정됩니다.
솔직히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빨리 시작한 덕에 "이지은"이란 나름 희귀한 이름을 얻었으니 그거로 만족합니다.
팸 랭킹 5등, 개인 랭킹 99등 찍어봤으니 미련없이 똥겜은 접어볼까 합니다.